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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사랑, 욕망, 그리고 위대하지 않은 현실" <위대한 개츠비>

by 하루 한장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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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진작에 읽어보려고 했던 책인데 펼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다른 책에서도 심심치 않게 위대한 개츠비가 등장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드디어 파티와 화려함의 상징을 펼쳤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책의 분량인 약 250페이지(구판)에 비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이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라,

내용의 1/3 정도는 줄였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작가의 메시지, 의미 있는 문장들, 그리고 생생하게 묘사된 캐릭터들은 여전히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02.

 

이야기는 닉 캐러웨이라는 인물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닉은 외부에서 사건을 관찰하며 독자에게 서술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등장인물은 닉의 사촌인 데이지와 그녀의 남편 톰 뷰캐넌,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머틀과 윌슨 부부, 개츠비, 미스 베이커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당연히 개츠비다. 

개츠비는 매주 성대한 파티를 열며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 화려함 속에서도 그는 과거 사랑했던 데이지를 잊지 못하고 

오로지 그녀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데이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개츠비는 자신의 삶을 통째로 재단하고 변화시킨다.

 

03.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개츠비와 데이지는 과거 사랑했던 사이였다. 

하지만 개츠비가 전쟁에 나간 사이 데이지는 톰과 결혼하고, 이미 딸까지 둔 상태였다. 

그럼에도 개츠비는 데이지를 잊지 못하고,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다. 

 

화려한 파티와 재산을 통해 그녀를 다시 자신의 곁으로 끌어오려고 애쓴다. 

그러나 데이지는 톰의 부정과 폭력을 알면서도 그가 가진 지위를 포기하지 못한다. 

결국 개츠비는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데이지와 함께하지 못하고,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다.

 

04.


작품 속 개츠비의 죽음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었다. 

화려했던 그의 삶의 끝이 너무도 허무하고 조용히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삶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특히 초반부에서 묘사된 호화로운 파티 장면과 그의 장례식의 적막함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여운을 남겼다. 

이 대비는 인간의 욕망과 공허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개츠비의 죽음 이후, 

그에게 몰려들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서의 대사다.

“내가 전화를 한 건, 그 집에 두고 온 신발 한 켤레 때문입니다. 

너무 수고스럽지 않다면 집사를 시켜 그걸 보내줬으면 하는데요. 테니스 신발인데…….”

이 대목은 살아 있는 인간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여실히 드러낸다. 

개츠비를 동경하며 그의 파티에 몰려들던 수많은 사람들은 정작 그의 죽음 앞에서는 아무런 애도를 표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필요만을 주장하며 자신의 사소한 물건에만 관심을 보인다. 

작가는 이러한 대조를 통해 인간관계의 허상과 덧없음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05.


만약 제목이 위대한 개츠비가 아니었다면, 

나는 닉이라는 캐릭터에 더 주목하며 읽었을 것이다. 

닉은 감정적 서술보다는 객관적인 관찰을 통해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하지만 닉 스스로도 자신의 무관심과 냉소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닉은 개츠비와 달리 자신의 욕망을 숨기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판단자로 남으려 한다. 

그런 점에서 닉은 이 작품의 숨은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느꼈다.

 

06.


작품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개츠비의 삶과 죽음을 상징적으로 요약한 대목이다.
“사람들이 따르는 것은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배경이다.”


개츠비를 중심으로 한 화려한 파티는 그의 배경이 사라지는 순간 끝을 맞이했다. 

개츠비가 끝내 이룰 수 없었던 사랑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위선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충분히 공감되는 주제다.

위대한 개츠비는 단순히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과 사회적 관계, 욕망의 허무함을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비록 책을 읽는 데 오래 걸렸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개츠비의 파티에서 화려하게 반짝이던 불빛은 그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지만,

그가 던져준 질문들은 여전히 마음속에서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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