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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4

"삶의 허무함과 자아의 갈등,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집" 「코」평범한 아침, 이발사 이반 야꼬블레비치의 식탁 위 빵 속에서 '코'가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이 코의 주인은 8등관 꼬발료프 소령이다.그런데 그의 코는 소령 자신보다 높은 5등관이라는 직급으로 나타나며,오히려 꼬발료프를 무시한다. 소령은 자신의 코를 찾아 헤매지만,코는 당당히 "나는 당신과 어떠한 관계도 없으며, 독립된 인격체"라고 선언한다.이를 통해 고골은 관료 사회와 계급 의식, 그리고 주객이 전도된 세상을 비판한다.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기발한 설정을 생각했을까’라는 의문과 감탄이 교차했다.코가 단순한 신체 일부를 넘어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며,인간이 자아와 외모를 동일시하는 태도를 날카롭게 풍자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특히 코를 얼굴의 중심부로 설정한 것은 탁월하다.코는 외모에서 중요한.. 2024. 12. 5.
"사랑, 욕망, 그리고 위대하지 않은 현실" <위대한 개츠비> 01. 진작에 읽어보려고 했던 책인데 펼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다른 책에서도 심심치 않게 위대한 개츠비가 등장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드디어 파티와 화려함의 상징을 펼쳤지만,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책의 분량인 약 250페이지(구판)에 비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이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라,내용의 1/3 정도는 줄였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지만 작가의 메시지, 의미 있는 문장들, 그리고 생생하게 묘사된 캐릭터들은 여전히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02. 이야기는 닉 캐러웨이라는 인물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닉은 외부에서 사건을 관찰하며 독자에게 서술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등장인물은 닉의 사촌인 데이지와 그녀의 남편 톰 뷰캐넌,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머틀과 윌슨 부부.. 2024. 12. 4.
"예술을 향한 광기와 희생의 초상: 달과 6펜스" 01. 이 책은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처음 몇 페이지만 뒤적거리다 반납한 기억이 있다. 그때는 글이 잘 읽히지 않아 '어려운 책'이라는 선입견이 생겼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 다시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에도 처음 몇 페이지를 반복해서 읽어야 했던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뒷부분부터는 정말 재미있다"는 말에 끈기를 갖고 계속 읽었다.  그 결과, 이 책은 단순히 어려운 소설이 아닌, 읽는 사람에게 깊은 질문을 던지는 강렬한 작품임을 깨닫게 되었다.  02. 이 책은 ‘예술, 사랑, 열정, 여자, 타인의 시선, 체면, 상류의식, 양심, 헌신’ 등인간의 삶에서 가장 근본적인 주제들을 포괄하고 있다.이러한 주제들이 단순히 텍스트로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이야기의 대화와 상황에 자연스.. 2024. 12. 3.
텅 빈 진심과 채워진 익살: 『인간실격』으로 본 우리의 초상 01. intro인간실격은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으로,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복잡성을 탐구한 작품이다.이 책은 전문(前文)과 세 편의 수기(手記), 후기로 구성되어 있으며,주인공 오바 요조의 내면 독백과 경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리뷰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은, 책의 전문에 등장하는 사진 속 아이의 섬뜩한 표정이었다.아이의 표정에서 불길한 예감을 느꼈던 나는 ‘이 책이 광기나 살인마적 기질을 다룬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긴장감 속에서 첫 장을 넘겼다. 그러나 주인공의 마음속 소리와 익살로 채워진 행동들을 읽으며, 나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요조의 삶에 대한 이해와 연민이 커졌고, 그의 이야기에 점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02. 줄거리주인.. 2024. 12. 2.